연탄한장_ 안도현시인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들선들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듯이
연탄은, 일단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
여러분~ 연탄=열렬히 사랑! ^^ 새해엔 우리 더욱 ‘연탄’해요!

2006.2.5 (101호) 마음을 담은 이야기하나
BLOG main image
온누리교회 정신지체장애우 예배공동체, 예수사랑부입니다. by 여름울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32)
주일예배와 주보 (87)
예수사랑부 (5)
우리들의 이야기 (2)
꿈이있는여행 (12)
예사랑~ (14)
움직이는 그림 (12)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달력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otal :
Today : Yesterday :